세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유지하는 필수불가결한 돈으로 세금 납부는 국민의 의무이다.

특히 세금은 형평성과 합리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조세저항에 직면하게 되고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그런데 서민의 경우 한 푼의 세금만 내지 않아도 세무당국으로부터 독촉과 압류 등 온갖 압박을 받는 것에 비해 일부 고소득자와 재산가의 경우 법망을 교묘히 피해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많아 결국 힘없고 돈 없는 서민들만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안성에서도 지방세 고액체납자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능적이고 고의적인 탈세사례도 확인되었다.

안성의 경우 지난 해 12월 10일 지방세기본법 제140조와 동법시행령 제107조의 규정에 따라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2년 3월 1일 현재 체납 발생 일부터 2년이 경과한 지방세 3,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안성을 과세관청으로 하는 법인 14곳이 28억6,100만원의 부동산 취득세, 재산세, 등록세 등을 체납했고, 개인으로는 총 10명이 9억800만원을 체납하는 등 체납액이 37억6,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바 있다.

그런데 안성시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6월말 현재 안성의 5,000만원이상 고액체납자만 해도 개인 2명과 법인을 포함해 20명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지방세 납부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던 골프장의 경우 최다 체납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안성시는 5,000만 원 이상 20명의 전체 체납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골프장 4곳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A골프장의 경우 체납액이 지방세 체납자 중 최다인 42억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12월 공개된 체납액 37억여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지방세와는 별도로 국세청이 국세기본법에 따라 2012년에 신규로 공개한 체납기간 1년이상 체납국세 5억이상 고액·상습체납자가 안성에만 27명에 달하고 있으며, 안성에 주소지를 둔 법인도 4곳이나 된다. 이들이 체납한 국세는 360억원이 넘는다.

세금안내고 해외로 도피해도 속수무책

또 재산이 있지만 고의적이고 지능적인 수법으로 지방세 등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례가 안성에서 확인되었다.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최근 보도를 통해 K씨가 지난 2008년 국세 70여억 원과 지방세 25억 원 등 100억 원에 가까운 세금을 체납했는데 안성시에 납부해야 할 지방세도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안성에 납부해야 할 세금은 징수시효가 지난 2010년 7월에 만료되어 현재로서는 받지 못하는 상태이며, K씨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에 살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K씨의 경우 현행 세제의 헛점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다. K씨의 체납액은 국세인 양도소득세의 10%를 지방소득세로 납부해야 하는데, 관련 자료가 안성시로 넘어오는데 2-3년 걸린다. 따라서 안성시가 지방소득세를 납부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재산을 빼돌려 압류 등의 조치를 할 수 없었다. 현행법체계상 그렇게 5년간 징수할 재산이 없으면 시효만료로 징수가 불가해져 결손처리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성시 관계자는 K씨와 비슷한 사례가 1년에 10억 원 이상 발생한다면서도 자세한 결손처리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안성에서 이렇듯 고액체납자가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공도읍의 한 시민은 “서민의 경우 정말 어쩔 수 없이 세금을 체납하면 금방 독촉이 온다. 그런데 5억 이상 국세 체납자 명단을 보면 세금을 낼 능력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알만한 명단도 보인다”면서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액세금체납자에 대해 보다 철저한 체납징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7월 8일 현재 안성시의 지방세는 36,297명이 105,967건에 233억 8,800만원을 체납하고 있으며 이중 500만 원 이상 체납자가 300명으로 이들이 미납한 지방세가 1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원학 취재부장 bwh5722@kg21.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