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13년째 치러지는 바우덕이 축제가 주먹구구로 준비되고 있다.
안성을 대표해 민속놀이인 남사당과 바우덕이를 소재로 만든 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육성해 관광상품화 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안성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1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 바우덕이 축제다.
특히 안성시는 바우덕이 축제의 연장선상에서 치러진 지난해 세계민속축전이 경제적으로 실익이 없는 사실상 실패한 축제가 아니냐는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를 외면하면서 스스로 성공한 축제라고 자평해왔고, 그 성과를 바우덕이 축제를 통해 계승하겠다고 강조한바 있다.
그러나 지난 9일 운영위원회에서 발표되고 논의된 올해 바우덕이 축제 준비상황을 보면 이러한 취지가 무색한 것은 물론이고 발전하기는커녕 퇴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주먹구구식으로 준비해서 치루는 축제가 결국 10억 원의 예산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위원회(위원장 황은성 시장, 이하 축제위원회)는 지난 9일 운영위원회에서 올해 축제 기본계획(안)을 설명하고 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축제위원회 사무국은 이날 보고를 통해 축제가 7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아직 축제 세부기획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올해 축제는 예산상의 문제로 농산물 판매장을 축소하고 해외공연팀 공연은 없으며, 대행사(주관 협력사)를 선정해 축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무국은 축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대행사가 필요하고, 대행사에 축제의 가장 중요한 공식생사와 상설행사, 특별행사, 옛장터 재현, 인력운영, 경호운영 등 축제와 관련된 핵심 업무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대행사에 얼마의 예산을 줄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결국 올해로 축제를 13년째 개최하고 있고, 작년에는 세계민속축전까지 치룬 안성시가 바우덕이 축제를 독자적으로 치룰 능력도 계획도 없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는 안성시의 무능력을 드러낸 동시에 축제를 통해 남사당과 바우덕이를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하고 안성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대행사만 배불리는 축제가 아니냐는 비판을 불러올 전망이다.
더군다나 사무국은 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해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해 8월말까지 대행사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대행사가 선정되고 대행사와 안성시가 축제에 대해 협의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올해 축제의 최종 세부 기획안은 빨라야 9월 중순, 즉 축제 보름을 앞두고 확정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축제를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준비할 시간이 사실상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는 것이어서 축제 부실화와 구색만 맞춰 예산만 낭비하는 축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날 참석한 이상헌 안성예총 회장은 “안성시민 자체적으로 무엇을 이루었다는 자부심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전체위탁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동재 안성시의회 의장도 “안성에 실익이 되는 축제를 하기 위해서는 축제 대행사를 선정해도 안성관내 업체의 참여비율을 최소한 50%이상으로 해야 한다”며 안성시의 대행사 운영계획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농산물판매장 축소 해외공연팀 없다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축제위원회는 지난 3월 1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축제 일시와 장소 등을 결정했지만 이후 단 한 번의 회의도 안하다가 축제를 불과 70여일 앞두고, 그것도 주무 부서를 바뀐 후 주먹구구식의 기획안을 가지고 회의를 개최했다.
그렇다보니 대행사를 통해 축제를 진행하겠다는 안일하고도 무책임한 계획과 함께 곳곳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다.
먼저 2011년 프레축전과 2012년 세계민속축전을 통해 그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안성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과로 내세웠던 농산물 판매장마저 예산상의 문제로 지난해와 같은 대형 천막이 아니라 지난해 축제장 후문에 설치되었던 형태의 판매점별 개별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그나마의 성과마저도 포기한 것이다.
또 지난해뿐만 아니라 그동안 축제에 참여해 관람객들로부터 관심을 모은 ‘해외공연단’의 경우 올해도 참가의향을 밝힌 곳은 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고 밝히고 국내 공연단 비중을 늘려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난해 민속축전 사무처장이었던 김종원 위원은 “해외공연팀이 없는 것이 관람객과 주민들에게 상실감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렇듯 축제 준비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축제 장소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동재 안성시의회 의장은 “지난 3월 축제 장소를 정했다고는 하지만, 축제가 지난해보다 예산도 줄고 규모도 줄은 점을 고려하고 시민의 접근성과 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안성맞춤랜드가 아니라 안성천변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민속축전과정에서 있었던 운영과정의 문제점도 불거져 나왔다.
송인갑 요식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참여한 식당 중에는 지역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부터 운영권을 사들인 외지 사람이 들어와 높은 가격을 받고 팔아, 퇴출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재발방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회의는 7월 25일 각 부서별 추진계획 보고회가 있을 예정이며 올해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는 ‘신명의 난장! 얼쑤 한판 놀아보세!’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6일까지 안성맞춤랜드를 주 무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봉원학 취재부장 bwh5722@kg21.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