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난 5월 3일 새벽 1시경 안성시 일죽면 방초리 221-5 소재 ‘코리아냉장’ 냉동 창고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여 연면적 50,465㎡를 전소시켰다. 그렇지만 3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화제로 인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안성시와 관련 기관은 손 놓고 불구경만 하고 있다.
▲ 신동례 안성시의회 의원
문제는 불타다 남은 시커먼 화재더미에서 10,650톤의 냉동 돼지고기와 다량의 냉동 참치가 여름의 찌는 무더위와 계속 내리는 빗속에서 시시각각 부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재가 발생했던 마을 주변에는 구더기 파리 등 각종 해충이 뒤덮고, 극심한 악취가 마을 일대를 감고 있다. 오염된 침출수가 마을 일대의 지하수마저 오염시켜 식수는커녕 농업용수로서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일대의 토양까지 황폐화할 지경에 이렀다.
이로 인해 인근 마을 주민들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모든 문을 닫고 집안에 갇혀 감옥 아닌 감옥생활을 겪어야 하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한 농촌지역의 어르신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으며 각종 미확인 바이러스 및 질병의 출현과 2차 감염이 우려된다.
지난 7월 25일 황은성 시장은 시정 질문 답변에서 “민생의 현장에서 시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안성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찾고 그것을 시정 반영 하고자한다”이라고 했다. 시의회는 행정 감사기간 중 이 참담한 현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고, 또한 집행부는 조속히 해결해야 하며,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코리아 냉장화재 발생은 약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행정기관은 빠른 시간 내에 부패한 오염원을 철거하고 그 밖의 방역 등 필요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아무것도 진행되는 것이 없다. 현장을 확인한 결과 오염원 철거는커녕 돈이 되는 고철만 철거하고 썩어가는 1만 톤의 수입 돼지고기는 손도 못 대고 있다. 고작 축산과의 방역차가 하루 3차례 소독을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난이 신속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5일 안성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행정감사 기간 중 본 의원은 안성시 각 부서장들과 현장 실사를 했다. 한 마디로 마을 주변을 돌아보고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화재현장 주변 초막 마을로 들어서 경로당을 지나니 코를 찌르는 악취가 엄습해 숨을 쉬는 것조차 불편했다. 길바닥에 까맣게 덮고 있는 파리 떼. 이것은 누가 보아도 재난상황이었다. 시의원으로서 시민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하고, 사과해야 할지 앞이 캄캄했다.
이 무더위에 모든 창문을 꼭꼭 닫고 지내는 주민들. “농약이라도 먹고 죽고 싶다”고 울부짖던 할머니. 하늘도 우릴 꾸짖듯 천둥 번개와 소낙비가 거세게 뿌려 온몸이 흠뻑 젖었다. 이 참담한 현장 광경에 본의원은 망연자실 어이가 없었다. 안성시는 화재 피해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일죽면 6개 마을 지역주민 1,008명 주민은 안성시민이 아닌가? 이지경이 되도록 안성시의 행정은 무얼 했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화재 피해 인근 지역 마을 주민들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곧바로 시행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곧바로 중앙정부에 재난선포 요청을 하여야 한다. 이는 분명 재난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6조에 재난사태 선포에 관한조항이 분명 있다. 재난사태선포 대상 지역이 2개 시.도 이하인 경우는 중앙본부장이 직접선포 하도록 되어 있다. 재난이란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사람의 생명, 신체 및 재산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이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재난 선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재난지역으로 선포가 되면 재난경보의 발령, 인력, 장비 및 물자의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명령, 응급지원 등 이 법에 따른 응급조치 등이 따른다.
둘째, 오염원 철거에 앞서 시급히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오염원의 규모가 1만 톤이 넘고 부패정도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고 커서 며칠 내에 철거가 가능한 규모가 아니다. 또 응급조처로 살포한 소독약으로 덮인 거대한 오염원을 철거하기 위해 부패한 고기 덩어리를 들춰내면 폭발적으로 악취와 오염 침출수 그 밖의 위험한 상황에 주민들이 노출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생들이 방학이어서 기숙사가 비어 있다. 행정당국과 관내 대학교와 협의하여 잠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철거해야 남한강 식수원 및 주위 토양 2차 오염방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철거시 출입차에 대한 전면소독을 실시하여야 하며, 전문가로 구성된 방역소독 검증 또한 필요하며, 향후 위의 사건을 계기로 관련 위기 대책 및 처리 지침과 매뉴얼도 만들어야 한다.
신동례 안성시의회 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