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민연대 ::::::::::::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1년이 되었지만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사회 여러 분야에서 갈등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안녕하냐고, 말 그대로 아무 탈 없이 편안하냐고 묻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을 단 손으로 직접 쓴 대자보가 전국의 대학가와 고등학교 등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안성시민과 학생들이 작성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시내 여러 곳과 한경대학교에 등장했다.

안성시민들은, 학생들은 아무 탈 없이 편안하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16일 안성시내에는 시민화관 앞과 한경대학교 앞, 중대앞 등 10여 곳에 안성시민 4명의 이름으로 된 대자보가 나붙었다.

한경대학교에서는 지난 17일까지 확인된 것만 4종류의 각기 다른 내용을 담은 대자보가 붙었고, 이중 일부 대자보는 훼손되어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이들 시민과 학생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지난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부정선거의혹,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노동자들에 대한 무더기 직위해제 등을 언급하면서 여기에 무관심하고 아무 목소리도 내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스스로와 다른 시민과 학생들에게 안녕한지 묻고 안녕하기 위해 현실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낼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안성시민과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많은 안성시민과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어떤 대응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안성 시내 곳곳에 안성시민들이 붙인 대자보.

침묵하지 말고 안녕하지 못하다고 외쳐야 …

안성시내 여러 곳에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시민들은 대자보를 통해 부정선거의혹이 해결되지 않고 있고 주요 복지공약들이 무더기로 후퇴 또는 파기되었고, 철도와 의료까지 자본가에게 팔아넘기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정치와 촛불집회는 나와는 상관없다며 애써 외면하며 묵묵히 일해 왔지만 돌아온 것은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되지 않아 다시 학원을 다녀야 하는 나라”, “아이를 키우는 게 무서워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나라”, “큰 병이라도 걸리면 온 가족의 생활이 위협받는 나라”,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더 많이 일하지만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한 나라”, “치솟는 전세 값에 2년마다 이사 가야 하는 나라”라고 주장했다.

이들 시민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안녕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12월 21일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앞에서 진행되는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하자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21일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앞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는 안성에서 약 2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은 바람에 꺼지지만 큰불은 바람에 더욱 타오른다

한경대학교에 붙은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본지에서 확인한 것만 4종류였는데 그 중 하나는 심하게 훼손되어 전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본지에서 확인한 첫 번째 대자보에서는 “누군가가 나의 안녕을 물었다”고 그 질문이 “말로만 정치를 이야기하며 행동하지 못했던 저를 깨웠다”면서 “대선의 국정원 개입,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8000여명 노조원들의 직위해제, 밀양 송전탑 건설, 역사교과서 왜곡, 대통령 공약 파기” 등을 열거했다.

이 학생은 “안녕한 줄 알았던 저는 안녕하면 안 되는 세상에 발을 딛고 있었다”면서 다른 학우들에게 “여러분은 진정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 학생은 “촛불은 바람에 꺼지지만 큰 불은 바람에 더욱 타오릅니다”는 말로 대자보를 마무리 했다.

▲ 한경대학교에 붙인 대자보중 하나.

갓 스무 살 어린 목소리가 힘이 될 수 있다면 용기 내겠다

법학과 13학번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갓 스무 살 어리다면 어린 목소리가 힘이 될 수 있다면 기꺼이 용기 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녕하기 위해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우들에게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하고, 파업에 나선 코레일 노조원 7000명 이상이 직위해제 당했으며, 각종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는 데도,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를 모조리 막고 있다”면서 이곳이 2013년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라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무관심이 침묵을 만들었고, 그 침묵이 주권의 박탈을 불러왔다. 언제 얼마 만큼인지 모를 만큼 그렇게 서서히 우리의 주권은 박탈당하는 중이다” 면서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잘못된 것이라고, 바로잡아야 하노라고 소리치면 대한민국에도 희망의 생명이 피어나리라 믿는다면서 그러면 모든 국민이 안녕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따라하는 거 맞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따라한다.

또 다른 학생은 방학이 한걸음 다가온 지금 여러분들은 즐거움으로 가득차 안녕하실 거라 생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학생은 “저는 보고도 모른 척,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남이 어떻게 하겠지 했다”면서 “알아야 할 것과 기억해야 될 것, 또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하루에 수천 명의 노동자가 철도민영화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직위해제를 당했는데, 단순히 노동자가 아니라 이들은 “우리학교의 내 친구의 아버지”였을 수 있다며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가난을 모르고 풍족하게 살아온 시대에 태어나 지금은 행복한지 몰라도 무관심이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안녕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남들 하는 거 따라하는 거 맞지만 중요하기 때문에 따라한다”면서 “부디 우리들의 미래가 우리 후배들의 미래가 안녕하길 기원”했다.

봉원학 취재부장 bwh5722@kg21.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