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자치의 양축인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지방자치의 근간을 무너뜨렸다.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선거를 통해 안성시민의 대표로 당선된 시장과 시의원들이 지방자치의 근간이 지방자치법을 무시해 버렸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인 황은성 시장은 지방자치법으로 명시된 예산편성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동재 의장을 비롯해 9명으로 구성된 안성시의회는 예산의 심의 확정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예산을 제대로 편성됐는지 사업계획과 예산액을 심사하기 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인들의 선거에 유리한 예산을 편성하며, 주민의 혈세를 유린했다.

2014년도 예산안 심사에 앞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새마을회 회관 매입 지원 예산과 토지매입비가 삭감된 복합교육문화센터 공사 예산 그리고 지역과 각종 단체 챙기기 예산 등 내년 선거용이라는 지적된 예산이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안성시의원들은 황은성 시장이 편성해 안성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을 계획부터 꼼꼼하게 따지기 보다는 본인들의 선거와 관련된 예산을 중심으로 심의했으며, 본인들과 관련된 예산이 부족하면 늘리고 없으면 사업을 만들기를 예산심사 기간 내내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시의원들 간의 다툼이 빈번히 일어나기 했으며, 심지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시의원들 간의 반목으로 결과를 예고했다.

결국, 이런 분란 끝에 안성시의회가 심의 의결된 2014년도 안성시 예산을 보면 삭감된 예산의 사업보다 시의원들이 증액하거나 신규로 편성된 예산이 더 많아 무려 50개 사업이 넘는다.

누가 안성시의 예산을 편성하고, 누가 편성된 예산을 심의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명백히 황은성 시장이 가지고 있는 예산편성권을 침해한 것이다.

그러나 황은성 시장은 자방자치단체의 장인 본연의 권한 예산편성권이 침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원들이 편성한 예산을 동의해 주었다.

당연히 시의원들의 예산편성권 침해해 반발을 해야 할 황은성 시장은 시의원들의 예산편성권을 인정하며 스스로 자신의 권한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황은성 시장과 시의원들 모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이 되기 위해 본인들에게 유리한 선거용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타협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문제는 단순히 예산이 편성되고, 편성되지 않고를 떠나 1991년 이후 정착되어 가던 지방자치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것이다.

법과 원칙이 없는 사회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안성시민들이 낸 혈세는 황은성 시장과 시의원들이 선거에 이용하라고 내는 돈이 아니다.

황은성 시장과 시의원들은 안성에서 뿌리내려가던 지방자치를 무너뜨린 것에 올바른 지방자치의 정착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