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성시 죽산면 당목리 산53번지 일원 146만여㎡에 3,000억원의 중국의 만순달그룹 자본을 앞세운 서해건설의 복합관광레저단지가 조성된다는 소식에 해당지역 주민들은 좋아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정작은 안녕하지 못한 듯싶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공개적인 사업설명회가 있다하여 다행이다 싶어 하며 혹시 기대를 하고 우르르 몰려갔지만, 관련업체 관계자는 시종일관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하고 시민들로 하여금 사실상 ‘굿이나 보고 박수나 쳐라’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지역정치인들은 지상(紙上)은 물론 도상에 얼굴을 내밀어 북 치고 장구 치며, 이미 대규모 투자유치에 대한 공적누리기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 남경우 법률사무소‘연’고문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마다할 멍청이야 없겠지만, 지방선거를 앞 둔 시점에서인지라 왠지 씁쓸함은 말지언정, 매양 뒷맛을 개운타할 사람 또한 많지 않아 보인다. 필자를 비롯하여 안성시민 누구 한 사람이라도 안성의 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투자유치를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러 언론의 보도내용과 투자업체측이 발표한 사업내용이 액면 그대로 추진되어 투자효과가 현실화 된다면, 낙후된 지역경제발전에 많은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임은 구태여 설명하지 아니해도 자명하다.
그러나 금번에 발표된 중국외자유치 투자 사업에 대한 때 이른 축배에는 집고 넘어가야할 험난한 산과 강이 한 둘이 아니다. 우리 안성에는 작금에도 난개발허가의 상처와 후유증으로 신음하며 방치되어 있는 지역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보개면 동양마을은 외지인들이 선호하던 안성의 대표적인 전원마을이었으나, 이름하여 ‘강제수용 장군’이 진격하여 자자손손 평화롭던 마을뒷산을 초토화시키며 귀촌·귀농인은 물론이고, 원주민까지 깡그리 몰아내고 골프장으로 개발하다가 중단을 거듭하며 마을전체가 수년째 대책 없는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살아남아 있는 자들 또한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부등 켜 안고 속 절 없는 통탄을 하며 세상에 대한 마음의 창을 굳게 걸어 잠근 체 힘겨운 시간을 죽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당목리 관광단지 투자 사업에도 강제수용장군 투입이 예고되어 있다. 이른바 외자라는 장군은 무소불휘의 용병장군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필자가 아는 한, 사업대상부지 중에 아직 사업자가 매입하려다 실패하여 사업유보지로 남겨 놓은 약10% 토지소유자들은 물론, 난개발허가의 폐단을 몸소 겪어 본 시민들은 애시 당초 복합레제관광단지로 과대 포장된 골프장개발이라면 결사코 원치 아니한다는 사실이다. 포화상태의 골프장이 도처에서 부도에 직면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는 차치하고라도 공과금내기도 벅차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본래 당목리 사업부지도 수년전에 골프장개발을 목적으로 매입해 놓은 땅이다. 합법적으로 추진하려 하다하다 아니 되는 홍역을 겪다가 강제수용 용병장군밖에 대안이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작전상 기막힌 용병투입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 싶다. 외자용병들은 때맞추어 개정된 외자투입촉진법에 따라 특혜통행권을 거머쥐고 개발규제의 터널을 고속으로 질주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할 것이다. 세계화와 다문화시대에 훌륭한 용병이라면 애써 마다할 일은 아니겠지만, 강원도와 제주도를 비롯한 여러 자치단체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천문학적 투자금액의 지역개발 외자투자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지만, 이렇다 할 진척 없이 행정신뢰의 실추는 물론 진퇴양난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안성경제발전을 위하여 당목리 복합관광레저사업 개발허가가 불가피하다손 치더라도, 단 한 그루의 나무라도 잘라내기 사전에 전문가에 의한 중국 만순달그룹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 사업주체인 서해건설의 재무구조와 기업윤리 또한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안성에서 마저 현실성 없는 양해각서가 남발되어 다른 자치단체의 폐해를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 이른바 양해각서는 아무런 법적구속력이 없다. 자치단체의 외자유치사업이 아니면 말구가 십중팔구라는 현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자칫 뜬 구름 잡는 투자유치가 시민들을 얼마나 힘들게 할지 몹시 염려스럽다.
다행스럽게 시대는 바야흐로 슬로우 슬로우가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안성을 사랑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안성시는 있는 그대로가 좋았다고 통탄할 후회와 여지를 남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은 외국관광 한 두 번 안 해본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외국에 관광가면 수천·수만 년을 보전해온 천혜의 자연관광지 또는 천년고도를 찾아 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 할 것이다.
조상이 물려준 그대로의 진정한 한류를 천년고도 안성에서 느낄 수 있는 날이 창조되기를 간절하게 기대하며, 절대로 강제수용의 저주가 초래되지 않기를! 모든 염려가 한낱 기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남경우 법률사무소‘연’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