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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이 와중에 표밭 다지기 예산심의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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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13-1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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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와중에 표밭 다지기 예산심의라니
안성신문
확정된 새해 예산안에 시민들이 한숨만 토해내고 있다. 시의회가 100여 건의 사업비에 손을 댔지만 한 해의 안성시 살림을 시민의 입장에서 고민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시민들의 주름살만 더 늘게 됐다.
의원들은 앞에서는 선심성 운운하며 불요불급한 예산을 억제한다더니, 과감히 증액편성을 해가며 떡 나누듯 지역구·민원성 예산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 밑돌 빼서 윗돌 괴기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여전히 그들은 당당하다. 여론은 여론일 뿐이고 동네 예산 늘리고 연고 있는 단체의 몫도 챙겨뒀으니 기본적인 표계산은 끝냈다는 안도감일지 모르겠다.
안성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전년도보다 규모가 줄어 세출 구조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열악한 재정형편과 장기화하는 경기악화 속에서는 당연히 지켜져야 할 운용원칙이다. 사실 가용예산이 축소되면서 예산안 확정 전에는 민생을 챙기기로 한 만큼 사회간접자본 확충이나 지역구 사업예산이 상대적으로 많이 깎일 것이란 일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의회는 역전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집행부의 편성안 중 47건의 사업에 74억원을 깎는 대신 무려 56건의 신규 및 증액 예산을 들이밀어 황은성 시장의 동의를 받아냈다. 그 액수는 모두 35억여원에 달한다. 과도한 예산편성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황 시장도 이를 동의한 마당이니 권한 따위의 얘기는 군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수정내역을 들여다보면 더 가관이다.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히 가려 날을 세워야 할 판에 관변단체를 끌어안는 데는 집행부와 한통속이 됐다. 새마을회관 건립비는 심의과정에서 친절한 협의과정을 거쳐 수정안을 제출케 한 뒤, 자부담을 늘리고 2개 보수단체를 공동으로 사용하게 하면서 사업비를 일부 감액해 통과시켰다. 선심성 예산의 대표적인 집행부와 의원들 간의 합작품이다. 또 복합교육문화센터 건립예산은 어떤가. 3주 만에 되살릴 토지보상비 80억원을 오렸다, 붙였다를 반복했다. 정쟁의 이슈거리 정도로 여겼던 모양이다.
여야가 따로 없이 지역구 예산을 배분하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다. 각종 단체의 행사비용과 운영비는 부풀려 증액됐고, 지역 소규모 축제예산은 새로 만들어 끼워 넣었다. 집행부가 수정예산안도 아닌 쪽지예산으로 반영을 요구해 상임위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로타리지구대회 예산의 경우에는 대회행사 농산물 판매대 설치비로 소관부서까지 옮겨가며 새로 편성됐다. 안성시장을 비롯한 현직 시의원 등 지역의 주요 정치인들이 이 단체에 소속돼 있다. 자체 교육경비로 편성됐던 학교 환경개선사업은 대응지원사업으로 변경해 시비 부담액만 담고 삭감액을 지역구 학교를 챙기는 예산증액 등으로 돌리기도 했다. 이 정도면 예결위야말로 민원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며 혈세를 주머닛돈으로 만들어 한껏 생색을 낸 셈이다.
염불보다 잿밥에 눈독을 들인 결과다. 서민의 삶을 표 한 장으로 여겨 자기 지역과 연고가 있는 단체를 챙긴 것이다. 부정청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권한을 앞세워 자기 잇속부터 챙기는 못된 버릇이 지방자치를 타락시키고 부패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이들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일까?
안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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