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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가 하수도 요금을 내년부터 최고 5배(357%) 가까이 올리는 인상안을 추진 중이어서 시민들은 하수도요금 폭탄에 직면하게 됐다.
안성시가 하수시설을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해 하수도 보급률이 83.8%에 달하고 있지만, 하수도사업 총 사업비에서 하수도 요금이 차지하는 비율(현실화율)은 14.3%에 불과하다며 내년 1월부터 현실화율을 50%까지 상승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월 2,640원 정도를 납부하는 가정의 경우 안성시가 밝힌 현실화율 50% 적용시 1만2.070원으로 약 5배(4.57배. 인상율 357%) 가까이 상승하게 된다.
현재 안성시의 인상계획대로 추진되면 1년에 현재 3만1,680원인 3인 가구당 평균 하수도 요금이 내년에는 14만4,840원으로 10만원 이상 더 하수도요금을 내야 해 서민 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가정용 이외에도 일반용과 대중탕용의 하수도요금도 현재 톤당 400원에서 2.5배 인상돼 1,000원(인상율 151%)에 달할 예정이다.
BTO, BTL 사업 후폭풍
20년 동안 2,859억5,800만원 부담해야
이번 하수도 요금의 대폭 인상은 안성시가 2008년부터 추진한 하수도시설 관련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임대료와 운영비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성시가 하수도시설 민간사업으로 인해 앞으로 20년 동안 부담해야 할 예산은 총 2,859억5,800만원(국비 포함) 에 달하자 이에 대한 부담을 하수도 요금 인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안성시는 2008년 3월부터 하수도시설 민간투자사업(BTO 사업) 안성하수처리장, 원곡하수처리장, 신촌하수처리장을 비롯한 하수관거, 배수설비 등의 사업을 민간사업자가 1,402억3,800만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2014년 3월에 공사를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하수도시설 시설운영을 맡게 된 민간사업자에게 향후 20년(2014년 4월부터 2034년 3월까지) 동안 임대료와 운영비 총 2,490억3,8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안성시는 매년 124억5,2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또 안성시는 2009년 1월부터 하수도관거정비사업 임대형 민자사업(BTL 사업)을 실시하면서, 민간사업자가 549억6,900만원을 투자해 일죽면과 죽산면(삼죽면 일부), 원곡면 일원에 대한 사업을 실시해 2013년 11월 준공했다.
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하수도시설 운영권을 가지게 된 민간사업자에게 20년 동안(2013년 12월부터 2033년 12월까지) 임대료와 운영비를 지급해야 한다.
안성시의 분석에 따르면 임대형 민자사업(BTL 사업)으로 민간사업자에게 향후 20년간 지급해야 할 급액은 임대료와 운영비는 총 369억2,000만원으로 연간 61억5,100만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국비 부담은 43억500만원, 안성시 부담은 18억6,000만원이다.
따라서 안성시는 하수도시설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한 후폭풍으로 인해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민간투자사업(BTO 사업)의 임대료와 운영비 124억5,200만원과 임대형 민자사업(BTL 사업)의 임대료와 운영비 18억6,000만원 등 143억1,2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
하수도사업 운영에 연간 270억 원 필요
또 안성시가 직접 진행하는 하수도사업(연간 13억4,900만원)과 시설 수리비 등 기타 사업비(연간 69억7,000만원)를 합하면 하수도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연간 269억2,2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 안성시의 하수도 요금과 관련된 수입은 2013년 기준으로 하수도 요금 수입 30억3,200만원, 원인자 부담금(10톤이상 시설 설치) 5억원, 이자 수입 5억원 등 총 40억2,300만원에 불과해 국비 지원을 포함하더라도 매년 160억원이 적자이다.
따라서 안성시는 과도한 민간투자사업으로 인해 폭등한 하수도사업 예산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하수도요금을 인상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안성시민들의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안성시가 하수도시설 민간사업을 추진할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아무런 대책없이 방치했다가 이제 와서 한 번에 가정용 하수도 요금을 5배 가까이 인상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하수도사업을 민간사업자에게 맡길 때부터 예견되었던 일인데, 갑자기 하수도요금을 5배나 폭등시킨다는 것은 행정에 문제가 있다. 그동안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인상시켜 서민들에게 한꺼번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안성시 공무원들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면서 “당시 안성시는 하수도시설을 하면 하수도와 관련된 인허가 문제가 해결돼 외부에서 기업도 많이 들어오고, 아파트단지도 건립돼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외부에서 많은 기업이 들어오고, 아파트단지가 곳곳에 건립돼 그 사람들이 하수도요금을 내기는커녕 그동안 안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막대한 공사비를 부담하는 것 아니냐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내는 요금은 현재도 경기도 평균 요금
안성시는 하수도 요금의 인상 근거로 하수사업비를 하수요금으로 충당하는 현실화율이 14.3%로 전국 최하위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평균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33.1%이며, 현실화율이 가장 높은 안양시는 68.3%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납부하는 하수도 요금을 보면 경기도 평균 톤당 단가는 308원으로 안성시의 288원과 큰 차이가 없다.
현실화율이 가장 높은 안양시도 톤당 단가는 318원으로 현재 안성시민들이 내는 하수도요금과 큰차이가 없다.
하수도 요금 톤당 단가가 가장 높은 용인시가 466원이다.
반면 현실화율이 54.8%에 달하는 수원시의 하수도 요금 톤당 단가는 219원에 불과해 현재 안성시민들이 내고 있는 하수도 요금보다 훨씬 저렴하다.
그러나 현재 안성시의 계획대로 현실화율 50%로 인상하면 가장 저렴한 하수도요금인 가정용의 톤당 단가가 1,000원에 달해 경기도내 다른 시군에 시민들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가까이 더 부담하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안성시는 하수도요금을 현실화한다고 하는데 지금도 안성시민들은 경기도 평균 수준의 하수도 요금을 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5배를 인상시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안성시가 하수도사업을 민간사업자를 끌어들여 무리하게 추진해 놓고, 그 부담은 시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정부도 각종 세금을 인상시킨다는데, 안성시도 덩달아 하수도 요금을 인상시키면 서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안성시, 2005년 이후 첫 인상
경영정상화 위해 어쩔 수 없다
이에 대해 안성시는 2005년 하수도 요금을 부과한 이후 지금까지 요금인상이 한 차례도 없었으며, 하수도사업에 대한 원가와 비교해 낮은 현실화율로 인해 하수도공기업의 경영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강선환 하수사업소장은 “안성시 하수관거 보급률은 50%를 넘지 못하다가 민자사업으로 2013년 12월 기준으로 83.8%에 도달했다. 그러나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14.3%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하수사업소의 2013년 총 사업비는 727억8,100만원인데 요금 수입은 30억원에 불과하다. 하수처리시설과 무관한 시민 전체가 납부한 세금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비를 충당하는 것은 원인자부담원칙에 의해 당사자가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기본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안정적인 하수도공기업의 운영을 위해 2015년부터 하수도 사용료를 인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서민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미뤄오던 요금인상이 더 이상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오래 전 넘어선 상황에서 현재 하수도사업소 경영상태를 투명하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하수도요금 인상은 9월중으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0월중으로 하수도사용료 조례 개정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따라서 안성시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와 조례 의결 기구인 안성시의회의 입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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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L 사업 : 민간사업자가 시설 등을 건설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시설 등을 임대하여 사용하면서 임대료를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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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O 사업 : 수익성이 있는 도로, 교량, 터널, 경전철 등에 민간사업자가 투자하고 운영하면서 통행료 등 운영수입을 보장하는 제도. 추정 운영 수입 이하일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차액을 보전하는 사업. |
황형규 기자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