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희 기자

 
두원정공 사태가 직장폐쇄라는 위기를 넘기고 노사가 다시 교섭에 임해, 향후 정상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두원정공은 9월 26일자로 직장폐쇄를 하겠다고 노조에 통보,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하지만 26일 이후 노사교섭의 자리가 마련되면서 논의가 진척되었고, 결국 사측이 직장폐쇄 및 일체의 요구안을 철회할 것을 약속해 현재는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다.
 
이번 두원정공 사태는 사측이 단체협약 100여 개 조항 중 45개 조항의 수정 및 삭제, 3년 간의 임단협 위임, 무분규선언 등의 요구안을 노조에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사측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여금 150% 미지급 등에 처한 노조는 8월 말부터 일정 노동시간 동안의 파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노사는 한동안 교섭도 없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쳤다. 또 사측이 노조위원장을 징계해고하고 3명의 집행부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갈등은 심화되는 중이었다.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것은 사측이 9월 26일자로 직장폐쇄를 강행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하면서부터이다. 이에 노조는 이틀 전 안성시내 일원에서 600여명이 참여한 가두시위를 벌이고 지역사회의 힘을 모으는 등,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다 직장폐쇄 직전에 극적으로 교섭의 자리가 마련되었고, 사측이 이후 직장폐쇄 의사를 철회하면서 논의가 물꼬를 텄다. 특히 10월 2일 있었던 두원정공 주주총회에서도 폐업안건과 청산인 선임의 건이 모두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총에서는 다만 회사가 위기상황에 처하면 폐업안을 재거론할 수 있다는 추가사항만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0월 6일까지 이어진 교섭을 통해 사측은 일체의 요구안을 철회했고, 이에 노사는 교섭의 범위를 축소시킨 실무교섭을 통해 현안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도 조합원들의 상여금 150%와 9월 임금 50%가 미지급된 상태로, 하루 중 일정시간 파업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향후 실무교섭에서 노사가 어느 지점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년 만의 가두시위, 지역의 힘 작용해
 
한편 9월 24일, 두원정공 노조와 전국금속노조 경기지부는 ‘두원정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은 두원정공 사측이 직장폐쇄 시점으로 통보한 날을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 두원정공 조합원들 및 경기지부 소속 노동자 600여명은 안성시내 일원에서 선전전과 가두시위를 진행, 사측의 부당함을 알리고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가두시위는 안성에서는 12년 만에 있는 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집회에서 금속노조 경기지부 남건호 수석부의장은 “금속노조 내에 수많은 노조 파괴작업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전하고, “매출액이 1천억원에 달하는 회사를 두고 직장폐쇄를 운운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파괴와 무력화를 위한 술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두원정공 노조 이용섭 위원장도 “두원정공은 두원공조, 두원대학, 두원중공업 등 두원그룹을 만들 수 있었던 바탕이었다”면서, “그런데 자본은 그런 두원정공에 20년 동안 단 한 번의 투자도, 제대로 된 경영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두원정공은 노동자들의 20년 노동의 결과물인데, 그러한 현장을 폐쇄하겠다고 하면 억울하지 않겠느냐”면서, “노동자에게도 요구할 권리, 투쟁해서 쟁취할 권리가 있”음을 역설했다.
 
소통과연대 이주현 씨도 지지발언에 나서 “박근혜 정부는 같이 못사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 우리 모두 고용자인 마당에 A의 임금이 높아야 B의 임금이 높아진다”고 전하고, “노조파괴 공작은 어느 날 당신의 임금도 하향평준화시킬 것”이라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노조는 광신로터리에서 시청까지 가두시위를 진행한 뒤, 안성시청을 찾아 시장 및 시의회 의원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노조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면담에서 황은성 시장은 “두원정공 이병천 사장에게도 원만한 해결을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진정성 있는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성시의회에서도 공감을 표하며 결의문을 전달, 주목을 끌었다. 이기영 의원은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 경영은 문제가 있다”면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전했고, 김지수 의원도 “두원정공 사측의 경영철학 부재에 대해 공감한다”며, “경영자로서 책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성시의회는 이날 결의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경영진은 열심히 물량 받아오고 생산량을 늘려 회사를 지속적으로 운영, 발전시켜 구성원들의 삶을 보장하고 지역의 고용창출과 경제 등에 기여와 보답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하며, ‘평화적인 노사교섭을 통한 해결’을 요구했다. 또 안성경찰서와 노동부에는 ‘용역경비 투입, 공권력 개입, 폐업 등의 극단적인 사태로 나아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에는 ‘투자 및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지난 달 말을 기점으로 최고조에 달했던 두원정공 사태가 회사의 요구안 철회라는 전향적인 자세를 통해 해결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원정공 노조는 이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안성시나 시의회, 지역언론 등의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정도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지역의 힘이 컸던 것으로 조합원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