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안성시의정비심의위원회(위원장 전영길)가 지난 17일 3차 회의를 통해 내년도 안성시의회 의원들의 연간 의정비를 3,747만 2,120원으로 정했다. 현재 받고 있는 3,399만원보다 343만원(10.2%) 높고, 안전행정부가 제시한 표준액 3,617만원보다도 130만원(3.6%)이 많다. 특히 ‘지방자치법’ 시행령에서는 지역주민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도록 했지만, 95% 신뢰구간의 최대치인 3,502만원에 비해서도 245만원(7.0%)이 많아 결과적으로 여론조사를 요식행위로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날 한국갤럽이 보고한 주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액 3,820만원이 ‘높다’는 인식이었다. ‘적정하다’는 27.9%, ‘낮다’는 2.8%였다. 기준액이 높다고 생각하는 주민 347명을 대상으로 적절한 의정비 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3,158만원~3,200만원 이하’ 44.4%, ‘3,201만원~3,400만원 이하’ 25.1%, ‘3,401만원~3,820만원 미만’ 14.1%, ‘모름/응답 거절’ 16.4% 등이었다. 대부분의 시민은 의원들이 지금 받고 있는 의정비 3,399만원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더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다.
 
여기에 기준액이 낮다고 응답한 2.8%와 적정하다는 27.9%의 주민이 생각하는 의정비 금액의 평균값을 적용해 산출한 적정액은 3,475만원을 나타냈다. 이 액수는 무응답층을 제외하고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액 3,820만원을 기준으로 질문한 구간범위 내 모든 응답자의 평균값으로 보면 된다. 이를 기초로 한국갤럽은 95%의 신뢰구간을 적용, ‘안성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의정비는 3,448만원~3,502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론조사는 지난 6일~10일, 관내 거주하는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4.4%포인트이다.
 
이날 의정비심의위원회는 2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주민의견 반영을 두고 의원들 간 대립양상을 보였다. 박재균 위원은 “봉사직이라지만 지역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활동하는 의원들이 자신의 주머니 돈을 털어 쓰게 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도내 50만명 미만 도시의 의정비 평균액 3,753만원에 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률 1.7% 등을 감안하면 안행부 기준액은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성빈 위원은 “시행령 규정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의정비가 출발점부터 낮았던 것은 사실이나 최근 인상이 결정된 타 지역 어느 곳에서도 10% 이상 올린 사례는 없어 시민이 납득하는 범위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의정비심의위원회는 2차례의 정회 끝에 안행부 표준액 3,617만원과 2차 회의 때 심의위가 정한 잠정액 3,820만원 사이의 3,747만 2,120만원을 최종 결정했다. 결국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안행부 표준액과 잠정액 사이의 적정액을 개인별로 써넣는 방식을 통해 위원장이 안행부 표준액보다 3.4% 인상한 조정안을 제시, 통과시킨 것이다. 위원 3명은 3,700만원 이하, 5명은 3800만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날 결정된 의정비는 안성시장과 시의회 의장에게 통보된 뒤 조례개정 절차를 밟게 되며, 시의원들은 내년 1월부터 변경액을 지급받는다. 아울러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이번에 결정되는 의정비는 다음 선거 때까지 4년 동안 적용되며, 후년부터는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에 따라 의정비가 인상된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