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안성시민연대 예산조례연구회(대표 권용일)가 안성시의 대폭적인 하수도 요금 인상계획과 관련, 행정의 직무유기임을 지탄하며 단계적 인상을 촉구했다. 또 공업용 하수도 사용료 산정기준도 ‘특혜’의 소지가 있어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산조례연구회는 17일 제출한 ‘하수도 사용조례’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안성시는 비상식적인 공공요금 인상을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를 향해서도 ‘시의 일방적인 조례 개정안에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단계적 인상안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수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하면서 ‘하수요금을 인상하지 않고는 재원조달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시가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한 번에 공공요금을 423%나 올리는 것은 상식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행정의 직무유기’라는 주장이다.
 
또 ‘공업용 하수요금은 일반용의 약 24~42%만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자영업자 등 타 업종에 대한 차별이자 전기요금에 이은 중복특혜로, 적어도 공업용 요금기준을 60~100%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개정안은 ‘최근 전 세계를 상대로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농업 및 중소 자영업자에 대한 이중차별이며, 소득 불균형과 사회적 위화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다.
 
단체는 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사업방식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정부 건설 대비 민자고속도로 요금이 약 2배에 달하는 것만 봐도 명확히 알 수 있듯이 ‘과잉투자와 과도한 시민부담’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선출직 자치단체장의 선심성·전시성 사업추진을 위해 기반시설 투자를 후순위로 미루고, 민간자본 유치라는 미명 아래 시민들에게 공공요금 폭탄을 터뜨리는 행정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시 예산에 근거한 단계적인 기반시설 확충’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부시장이 위원장인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두고는 ‘결국 안성시가 안건을 제출하고 안성시가 심의한 것과 다름없지 않느냐’며, ‘시장 또는 부시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각종 위원회는 독립성을 위해 민간위원장을 선출하거나 공동위원장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는 지난 9년 동안 하수요금을 동결해왔으나 그동안의 누적적자가 너무 큰 데다 올해 민간투자사업이 완료되면서 앞으로 20년 동안 시설 임대료 및 운영비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인상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요금 현실화율은 75%로, 가정용의 경우 423%를 올리는 안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가정용의 사용료는 톤당 220원에서 1,150원(합류식 960원), 일반용과 대중탕용은 400원에서 2,100원(1,750원), 공업용은 170원에서 890원(74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다만 일반용이 적용되는 업종 중 숙박업과 식당업, 이·미용업과 대중탕용의 인상률은 2015년 30%, 2016년 50%, 2017년 75%의 현실화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개정조례안은 11월 25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며, 안성시는 11월 19일 오전 10시 시립중앙도서관 다목적홀에서 하수요금 인상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