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 당시의 복합교육문화센터. 기둥이 없고 역동성이 살아 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복합교육문화센터 설계.
건물에 기둥이 세워지고 역동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성시가 시민회관 신축이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합교육문화센터가 부지선정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건물도 당초 공모로 당선된 설계와 크게 다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곡선을 살린 다이나믹했던 설계는 기둥을 세운 수평·수직적 설계로 변경됐다.
가장 중요한 공간인 대공연장은 당초 오페라 공연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뮤직컬 공연도 힘든 공연장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성시가 복합교육문화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기동에서 현수동 80번지 일원으로 결정된 부지선정과정의 문제 ▶여성회관과 그루터기 등 유사시설 매각 ▶현수동 부지의 연약 지반 문제 등으로 논란이 됐다.
또 안성시가 현수동 80번지 일원 3만5,434㎡에서 복합교육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하며, 인근 농지의 농업진흥구역 해제로 인한 특혜 그리고 복합교육문화센터가 건립될 경우 침수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1만6,932㎡를 추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예산도 522억원에서 추가부지 매입비 35억원을 포함하면 557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안성시가 새롭게 매입하려는 부지는 복합교육문화센터 부지가 현수동 80번지 일원으로 결정되면서 포함됐던 부지였지만, 안성시의회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부결하자 예산절감 차원에서 제척했던 부지이기도 하다.
공모 당시 설계와 건축 공사를 앞둔 시점에서 설계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안성시가 복합교육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구성돼 처음 열린 복합교육문화센터 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이진찬 부시장, 부위원장 이상헌 안성예총 회장)에서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소장 황경미)가 발표한 설계에 대해 문제점들이 쏟아져 나왔다.
공모에 당선되기 위해 만들었던 복합교육문화센터 설계가 건축공사를 위해 올해 12월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설계에서는 변경되며, 설계한 당초 당선작은 공모용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태은 삼육대학교 교수는 “복합교육문화센터는 안성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한다. 공모 당선작의 디자인은 역동성이 강한 스타일로 다이나믹하며 바람결 같이 구성돼 아름다웠다. 그런데 오늘 발표한 디자인을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공모 작품에는 기둥이 없었는데 기둥이 세워지는 등 동적인 요소가 사라지고 수직·수령으로 구성돼 랜드마크 요소를 떨어뜨렸다. 아름답고, 상징적이고 다이나믹한 랜드마크 조형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설계에는 천변에서 바로 소공연장에 올 수 있었는데, 주민편의시설로 변경됐다. 소공연장이 대공연장 옆에 나란히 위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보편적인 행사용 강당으로 변경됐다”면서 “외장재도 상부는 경쾌한 금속성 소재였는데 화강석 소재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경미 소장은 “당초 설계는 당선을 위주로 설계했으며, 실무적으로 추진하면서 기둥이 세워졌다. 공연장은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유지관리에 좋다. 유지관리 부분에 있어서 장단점이 있다”면서 “외장재로 알루미늄을 사용하면 세련되지만 주변에 흙이 많아 얼마 지나지 않으면 지저분해 진다. 그래서 화강석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태은 교수는 “표면이 거친 화강석이 더 빨리 지저분해 진다. 디자인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복합교육문화센터 건축위원들의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김경준 두원공과대학교 교수는 “당선이 되기 위해 작품을 내고 안성시와 협의 과정에서 변경된 것 같다. 서쪽은 햇빛이 강한데, 복도를 유리로 설계했다. 그리고 복도도 활용하지 못하는 공간이다”면서 “계단식 잔디와 공원이 20m도로 옆에 붙어 있다. 얼마나 시민들이 사용할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조현의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는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의 위치를 보면 객석은 차음이 되어 있는데 무대는 차음이 되지 않았다. 무대가 벽 하나로 구분되어 있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에서 동시에 공연을 할 때 소음으로 공연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공연장을 사용하다 보면 음향반사판이 가장 큰 문제다. 45mm를 확보해야 하는데, 20mm내외로 확보했다. 공연장을 짓고 다시 뜯어내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규 LG아트센터 기술팀장은 “오늘 발표한 설계는 설계공모 때와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천변에서 바로 들어오는 소공연장은 아이디어가 기발했고, 대공연장은 오페라 하우스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페라하우스 기능이 없어지는 등 계획이 상당히 열악해졌다. 현재는 오케스트라 공연 기능도 삭제돼 뮤직컬 공연도 할 수 없게 됐다. 강당으로 사용하는 공연장 수준이다”면서 “대공연장 무대를 좌우대칭으로 만들기 위해 소공연장 무대가 축소됐다. 지금의 소공연장은 아무것도 못한다. 소공연장 무대가 기형화(한쪽은 여유공간이 없음)됐다. 소공연장 무대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설계를 맡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는 앞으로 복합교육문화센터 건축위원들이 지적한 문제점 가운데 반영이 가능한 부분은 반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복합교육문화센터 설계가 당초 공모 작품과는 크게 달라져 얼마만큼 반영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