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KCC는 지난 2011년 3월 제4산업단지 36만6,942㎡(약 11만평) 부지에 태양광사업을 위해 LED용 사파이어기판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안성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주)KCC는 태양광산업의 불황을 이유로 1단계(약 1만평. 총 11만평 부지를 3단계로 나누어 추진)인 공장 설립부터 지연하다가 2년 10개월이 지난 지금에 와서 업종을 변경해 건축도료, 자동차보수용 도료, 플랜트.공업용 도료 등 페인트 공장을 설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안성시가 지난 8일 밝힌 바에 따르면 (주)KCC가 1단계 사업 부지에 들어갈 주요 업종을 보면 ▶건축용 방수재·바닥재(옥상, 아파트 층간 방수용) ▶체육시설용(운동장, 육상트렉) ▶자동차보수용 도료 ▶인캔 조색센터(인캔시스템) ▶조색연구소 등 모두 화학업종인 페인트 관련 공장으로 변경됐다.

고용인원도 당초 1단계 사업이 500명이었지만 300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직원들을 위해 60명 수용하는 소규모 기숙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주)KCC가 향후 추진하게 될 2단계와 3단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 안성에 (주)KCC의 주력사업인 페인트 공장이 안성에 들어서고, 페인트사업과 연관된 화학업종이 안성으로 줄지어 들어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안성시는 (주)KCC와 양해각서 체결 당시 LED용 사파이어기판을 월 15만장(세계시장 점유율 30%)과 태양전지용 실리콘 기판 연간 1.6GW(세계시장 점유율 5%)의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안성시는 (주)KCC 유치로 생산액이 1조8,000억원, 고용인원 3,000명, 지방세 수입 50억2,600만원, 2,175명의 인구유입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안성시 최초의 대기업 유치(당시 재계 28위)라고 홍보한 바 있다.

이에 안성시는 (주)KCC 유치를 위해 입지지원금 13억4,000만원, 시설투자보조금 12억원, 고용보조금 2억원, 교육훈련 보조금 2억원, 기반시설(임시폐수처리시설) 8,000만원 등 총 30억2,000만원을 지원해 주기로 결정했으며, 현재까지 7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그리고 안성시는 약 155억원을 투자해 1일 3만4,000톤의 공업용수를 확보해 주기로 약속했다.

또 제4산업단지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시공사는 (주)KCC가 넓은 필지를 구입함에 따라 평당 118만원 분양가를 109만원으로 9만원을 할인해 100억원의 혜택을 주었다.

그러나 당초 (주)KCC가 약속했던 첨단산업이 아닌 환경에 유해한 화학업종으로 변경됨에 따라 안성시와 경기도시공사가 지원하기로 약속했던 사항도 자연 폐기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KCC라는 대기업이 안성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다. 페인트는 화학이다. 안성시가 화학업종을 유치하려고 했으면 기업유치를 위해 그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었다. 서울 인근지역에서 밀려나고 있는 화학업종은 수도권인 안성시에 들어오지 못해 안달이다”면서 “KCC 회장이 안성시에 선뜻 장학금으로 10억원을 내놓을 때부터 이상했다. KCC가 안성시와의 약속을 파기한 만큼 안성시와 경기도시공사가 그동안 지원했던 모든 돈을 회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성시는 현재까지 지원한 금액은 회수할 수 없으며, 앞으로 지원하기로 예정된 금액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으로 이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KCC는 1단계 사업에 대해 지난 10월 24일 입주계약 변경과 건축허가 변경 신청을 했으며, 11월 공장을 착공해 2015년 8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